어제 담임에게 면접처를 소개받았어. 회사 정보를 검색하니 몇 개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어서 그리 들어갈 마음이 없었어. 면접을 보러 갔어. 1시간을 넘게 떠들었나봐. 더 수집된 정보로 플러스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고 그랬어. 여전히 가고 싶어진 건 아니었어. 나말고도 면접계획이 또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어차피 신입인데 그쪽도 꼭 나를 좋아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금세 담임에게서 연락이 온 거야. 그쪽에서 마음에 들어하는데 하겠냐고. 왜 그때 제 정신이지 못했냐고 물으면 나도 모르겠어. 담임의 말투에서 좋은 대답을 재촉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해도 그건 내 생각이지. 마침 약속 장소에 그가 나타나서 전화를 빨리 끊고 싶었다고 해도 그건 내 사정이지. 하겠다고 했어. 그리고 그에게 면접 얘기랑 조건 얘기랑 털어놓고 하려고 한다고 얘기하고, 바보라고 잔뜩 욕먹었어. 그러고서 정신이 들었어. 마음에 안 들었던 조건은 면접후에도 변화가 없었고, 그외에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담임도 마음에 안들면 안가도 된다고 했었는데, 대체 뭔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아무 생각 없었을거야. 멍한 틈을 타 본능적으로 강한 '착한 척하지 못해 안달인 내'가 튀어나와 상대가 원하는 답을 떠들었겠지. 그래놓고 뒤에 후회하고 자신을 탓하는 '멍청한 내'가 남아있었겠지. 다시 담임에게 연락해서 안되겠다고 했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얘길 들어보더니, 혹시 그쪽이 협의를 하자고 하면 어떡하냐기에, 이미 사고는 쳤고 다시 조건을 맞춰 같이 일한다고 해도 계속 껄끄러울 것 같다고 그냥 그만두겠다고 했어. 저녁을 먹고 삑삑대는 핸드폰을 발견했어. 문자가 와 있더군. 그쪽에서 협의를 좀 하자고 연락할 수 없냐고. 그 문자 전에 전화도 왔었는데 벨소리를 못들어서 못받았어. 담임선에서 끝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이미 그쪽 근무시간은 몇 분 안 남은 시간이었고, 쌓여있는 집안일을 하면서 고민했어. 뭐라고 하나, 협의할 생각은 없었는데, 한다면 어떻게 조절해야 서로 맞을까. 오늘도 그쪽은 회사에 사람이 있을 거였기에 회사로 전화를 해서 사장님을 찾았더니, 사장님은 휴무래. 문자왔던 번호로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쉬는 날이라고 늦잠이라도 자는 모양이다 싶어 끊고, 문자로, 번복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어. 그 이후론 아직 연락이 없어. 주말이니까 월요일에 또 있을지도 모르지만, 안그랬으면 좋겠어. 잊을만하면 한번씩 사고치는 내가 참 싫어. 왜 이렇게 살까. 생각없는 말과 행동으로 엉뚱한 사람에게 또는 스스로에게 상처나 주고. 왜 이 모양일까 몰라. 한심해. 못고치고 계속 그래서 더 화나. 싫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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